08-26 노령화 사회 대비 과학기술
사회의 노령화의 정도는 노령화 지수(고령인구 대 유소년 인구 비)로 나타낸다. 우리나라의 노령화 지수는 1995년 25.8에서 2000년 35로 크게 높아졌으며, 노령화 지수가 30을 넘으면 고령인구 사회로 분류된다. 전체 인구를 나이순으로 세웠을 때 중간에 서있는 사람의 나이도(중위 연령) 고령화 사회의 기준인 30살을 크게 넘긴 32살로, 95년보다 2.3살 높아졌다. 이에 비해 노동 가능 인구(15-64살) 증가율은 85년 14.0%, 90년 13.2%, 95년 5.3%로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특히 10~14살 인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갈수록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현상은 현재 우리나라의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고려하면 더욱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고령화를 사회적 재앙이라고까지 말하는 것은 경제와의 함수관계 때문이다. 노인인구의 증가와 출산율의 저하는 앞으로 노인을 부양해야 할 젊은이의 비중이 감소함을 의미한다. 노인인구(65살 이상)를 생산연령 인구(15~64살)로 나눈 노인부양비는 2002년 현재 11.1%로 대략 9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게 되지만, 2019년이 되면 19.8%로 늘어나 5명이 1명을 책임져야 한다. 먼 얘기일지는 모르나 2050년이 되면 젊은이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말하자면 두 사람이 벌어들인 수입의 3분의 1을 노인을 부양하는 비용으로 지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고령화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2010년 5.2%, 2020년 3.2%로 하락한 뒤 2030년에는 1.7%로 급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무런 대책 없이 이 현상을 방치한다면 고령화는 실제로 재앙이 될지도 모른다.
노령화를 재앙으로 보는 이유는 노인을 부양의 대상으로만 간주하기 때문이다. 노인이 젊은이 못지않게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면 노령화가 재앙은 아니기 때문이다. 경제적, 신체적인 부양인이 필요 없이 독립적 생활을 사는 노후 생활은 아마도 우리 모두가 바라는 미래상일 것이다. 독립적인 생활은 경제적으로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스스로 움직이고 활동할 수 있는 신체적인 조건이 갖춰줘야 한다. 노화로 인한 신체 각 부위의 기능의 쇠퇴 및 손실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지만, 이러한 기능의 저하, 손실을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의료기기, 재활기기 등) 어느 정도 증진 및 회복시켜 줄 수 있다면 삶의 질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그리하여 노인 인구의 증가와 이와 관련된 여러 제반 문제 중 노인 건강 생활과 관련된 복지문제가 일차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령화로 인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 청와대는 대통령직속으로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를 두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는 범부처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인의 소득보장, 주거보장, 사회적인 서비스제공 등을 위한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약 15년 전 국가적인 노인대책을 수립하여 실행 중인 일본에 비하면 늦었지만, 시작이 반이다. 장기적인 노인사회복지정책뿐만 아니라 실버산업의 활성화 계획, 그리고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과학·산업기술의 개발이 요구된다. 과학기술 분야의 종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노인의 독립적인 생활 보장을 위한 과학기술의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지원 및 국내 실버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정책의 수립이 요망된다.
<한겨레 신문 칼럼>최귀원 KIST 의과학연구센터장
2004-08-27 13:32:12


